난 관리법
난은 누구나 쉽게 기를 수 있다. 난은 고등식물 중에서 가장 종(種)을 많이 가진 식물로서 3천속 3만여 종이 방대한 무리를 이루어 남·북극을 제외한 지구전역에 분포되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원예학상 크게 서양란과 동양란으로 분류된다. 서양란의 고상하면서도 화려한 꽃의 색상이라든가, 동양란의 유현한 향기와 부드러운 선의 흐름이며, 식물전체에서 풍기는 우아한 기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실공히 꽃중의 꽃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며, 그 위치는 현재도 미래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난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부터 궁중식물로서 군자나 사대부, 귀족등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어 왔기에 난하면, '꽃중에서 제일 귀하고, 값은 고가이며, 재배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일반 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특수식물로만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1981년부터 난의 수입이 자율화되어 난을 구하기가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난 재배 기술의 향상으로 누구나 쉽게 기를 수 있게 되어 난이 귀하면서도 기르기 힘든 식물, 감히 길러 보겠다는 엄두도 못낼 비싼 난이란 인식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요즈음 난의 애호가가 부쩍 늘고 난 수요가 급증하여 난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그만큼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난을 쉽게 기를 수 있다는 증거로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스탄트 식품이 범람하고 있는 이 때에 단 한 포기의 난이라도 이를 제대로 길러 기계 문명에게 빼앗긴 우리 본래의 심성을 되찾아야 하리라 본다. 한 포기의 난으로 될 법이나 한 말이냐고 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을 길러 보면, 그 대답은 난이 해 줄 것이라 믿는다.
초보자들이 키워 볼 만한 난들 처음 난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에게는 값이 저렴하고 까다롭지 아니하고, 번식이 잘 되고 꽃이 잘 피는 종류가 적합하다. 동양란 중 난의 선택을 잘하면 20여분 정도의 난을 가지고도 1년 사계절 내내 꽃과 향기와 무늬를 즐길 수가 있다.
개화 시기별 (1) 봄 한국춘란 2∼3종(무늬종, 소심) 중국춘란 5∼6종(송매, 집원, 용자, 대부귀, 노문단소, 장하소, 여호접 등) 대만춘란 3∼4종 (사란, 설란, 아리산춘란) (2) 여름 풍란(대엽, 소엽 ), 옥화, 건란 (3) 가을 관음소심, 대둔소심, 설월화 (4) 겨울 제주한란(청한란), 일본한란(금치, 금기, 무릉), 산천보세 등이 있으며, 난의 구입은 길거리에서 팔고 있는 난들보다는 신용있는 난 가게를 정하여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의 특징 난은 다른 식물과는 달리 잎부분과 발브부분, 그리고 뿌리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특히 뿌리는 스폰지 조직으로 싸여 있어서 물을 항상 저장하고 있어 가뭄에도 오래 견딘다. 일반 화초는 뿌리채 드러내면 불과 몇 시간 만에 시들고 말지만 난은 일주일 정도는 시들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난 뿌리의 특성을 모르게 되면 일반 화초처럼 배양토를 돌이 아닌 흙을 사용하게 되고 물을 자주 주게 된다. 상태가 나쁘면 더욱 더 물을 많이 주어 소생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난 재배 실패의 첫 원인은 물을 너무 많이 주어 뿌리를 썩게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난 재배 요령 난의 재배요령은 하루 아침에 터득할 수는 없는 것으로 오랜기간 재배하여 가는 동안 알게 되는 것이다. 우선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난분 통기성이 좋은 토분이 좋다. 높은 열로 구워내는 검은색의 발이 달린 창원분과 진동분이 무난하며 가격도 저렴하여 사용할 만 하다. (2) 배양토 배양토는 난을 고정시키고 뿌리에 물과 양분을 직접 제공한다. 수분의 흡수성과 보수력이 좋아야 하며 배수성이 양호한 것이어야 한다. 배양토로는 마사, 제주경석, 하이드로볼, 혼합토 등이 있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여러 가지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난을 심는 요령은 구입한 배양토 중에서 제일 굵은 돌을 한 줌 정도 넣고 그 위에 난 뿌리를 펴고 3분의 1 정도 채우고 중간 돌로 윗 부분까지 채운다음 잘 흔들어 뿌리 사이에 고루 돌이 들어가게 하고 그 위에 화장토를 2센치 정도 덮는다. (3) 비료주기 난의 생육을 도와 건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하여는 적당한 비료를 공급하여야 한다. 비료는 하이포넥스, 마캄프 K, 북살 등, 화학비료와 깻묵 등, 유기질 비료로 나뉜다. 초보자는 화학비료를 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용이 간편하고 효과가 좋은 하이포넥스와 북살 등을 1,500배 내지 2,000배로 물에 희석하여 봄, 가을에만 열흘에 한 번 정도 주면 된다. (4) 소독 소독은 살균제와 살충제의 두 가지로 압축된다. 살균제는 균을, 살충제는 벌레를 죽이 는 약이다. 살균제는 다이젠, 벤레이트, 톱신 M 등이 있고, 살충제는 스프라사이드, 스미치온 등이 있으며, 사용방법은 용기나 포장지의 지시사항에 따라 사용한다. 예방살포는 3월부터 10월까지 월 1∼2회 정도, 여름철엔 고온다습으로 병해가 염려되므로 월 3∼4회 실시한다. 이상 난 분과 배양토, 비료 및 소독약 등은 난 가게나, 원예자재센타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5) 물주기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주기다. 초보자가 난을 기를 때 처음 1년은 물을 많이 주어 죽이고, 그 다음 1년은 물을 말려 죽인다는 말이 있다. 일률적으로 며칠에 한 번 꼴로 물을 준다는 것은 잘못이다. 난 분이 놓인 장소의 습도, 온도, 통풍관계, 또한 광선 관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달리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온도가 0'c∼5'C에서 기르는 사람은 15일에서 20일 사이에 한 번, 5'c∼10"C에서 기르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 10'c∼15'c 사이는 4∼5일만에 한 번, 15∼20"C는 3일에 한 번, 20'c∼25"C 사이는 매일 주어도 좋다. 이것은 통풍이 잘 되는 경우이고 화분에 따라 조절하여 주어야 한다. 물을 주는 시간은 여름엔 해가 졌을 때, 겨울엔 한낮에, 그 외 계절은 아침, 저녁이 좋다. 통풍이 잘 안될 때는 수분증발이 더디어 난 뿌리가 상할 염려가 있으므로 관수 후에 통풍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난을 놓을 장소 일반 가정에서는 난을 귀한 식물이라 하여 햇볕이 들지않는 실내에서만 기르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햇볕을 쪼이지 않고 아무리 오래 정성을 들여서 비료와 물을 잘 주었다 하여도 꽃이 맺히지 않는다. 난 꽃은 햇볕에 의하여 결정되는 까닭에 아침 저녁으로 잠깐씩만 쪼이는 것보다는 햇볕을 많이 닿도록 하는 것이 좋다. 겨울엔 유리창을 통해서 서너시간 정도는 직접 닿게 해주며, 4월부터는 오전 11시 이후엔 차광망이나 갈대발을 쳐서 50% 정도 차광하도록 한다. 동해를 입는 겨울을 제외하고 창문을 열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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